[마체학개론 - 제8화 (2)]




[소프트웨어 3] 겁쟁이를 용사로 만드는 마법 (2)




- 섭서디와 조교사의 지혜: 차안대의 비밀 -




(1)편에서 우리는 말이 느끼는 소음과 모래의 고통,

그리고 그것을 막아주는 가면의 역할을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시야를 조작해 악벽을 고치는 '차안대' 이야기다.







1. 망사 가면의 유래 (계속)




앞서 말한 '망사 가면'과 관련해 최근에 은퇴한 기수에게 들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지금 쓰는 망사 가면은, 과거 홍콩 경마를 참관하던 한 노련한 조교사의 안목 덕분에

도입되었다고 한다.




그곳 말들이 눈에 망사를 쓰고 뛰는 것을 보고

"아! 저거다. 저걸 씌우면 우리 말들도 모래를 덜 무서워하겠구나"라고

무릎을 쳤다는 것이다.




그의 혜안 덕분에 보급된 이 망사 가면은,

지금 수많은 경주마의 눈을 보호하고

모래 공포증을 없애주는 든든한 '보안경'이 되었다.







2. 차안대(Blinkers): 섭서디와 조교사의 '기지(機智)'




마지막으로 눈 옆을 가죽 컵으로 가리는 '차안대'다.

이것은 말의 시야를 제한해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장비다.

하지만 이 장비가 조교사의 재치와 만나면

놀라운 '교정 도구'가 되기도 한다.




과거 과천 벌을 주름잡았던 명마 '섭서디'의 일화는 유명하다.

이 말은 능력은 출중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자꾸 '바깥쪽으로 기대는(사행하는)' 고약한 악벽이 있었다.




기수가 아무리 고삐를 당겨도

녀석은 틈만 나면 펜스 쪽으로 달아나려 했다.




이때 담당 조교사가 기막힌 묘수를 냈다.

일반적인 양쪽 차안대가 아니라,

오직 '바깥쪽 눈(우측)'만 가리는 차안대를 씌운 것이다.




원리는 간단했다.

말이 습관적으로 고개를 바깥으로 돌리려 할 때,

오른쪽 눈이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만든 것이다.




"어? 오른쪽이 막혔네?" 당황한 말은

시야가 트인 안쪽(내측)을 보며

자연스럽게 진로를 바로잡게 되었다.




힘으로 제압한 것이 아니라,

말의 습성을 이용해 물 흐르듯 단점을 고쳐낸

조교사의 기지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3. 결론: 장비는 사랑이다




예시장에서 장비를 쓴 말이 나온다면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 없다.

"저 말은 문제가 있네"가 아니라,

"조교사가 저 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고의 처방을 내렸구나"라고

읽어야 한다.




그 처방이 적중하는 순간,

겁쟁이는 용사가 되어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