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몸)를 넘어 소프트웨어(마음)로




- 기계가 아니다, 피가 흐르는 생물이다 -




지금까지 우리는 5주에 걸쳐 말의 '하드웨어(Hardware)'를 해부했다.

폭발적인 엔진인 엉덩이,

충격을 흡수하는 어깨,

돈을 벌어주는 다리의 각도까지.

이것은 분명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명심하라.

경마는 로봇이 하는 게 아니다.

아무리 페라리 같은 엔진을 가진 차라도,

운전자가 겁에 질려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면

그 차는 똥차나 다름없다.




말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마체를 가졌어도,

쫄아 있거나 의욕이 없다면

그 말은 뛰지 않는다.







1. 소 뒷걸음치다 잡은 쥐는 '독(毒)'이다




지금 여러분의 심정을 안다.

"분석이고 나발이고, 제발 한 번만 걸려라.

OMR 카드에 마킹 실수를 해서라도 좋으니 고배당 하나만 터져라."

속담처럼 소가 뒷걸음질 치다 우연히 쥐를 잡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 요행(僥倖)이 당신을 구렁텅이로 미는 지름길이다.

이유도 모르고 먹은 배당은 내 실력이 아니다.

그 달콤함에 취해 '다음에도 운이 따르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의 지갑은 털리기 시작한다.







2. 경정과 경륜과는 다르다




경륜(자전거)이나 경정(모터보트)이라면

기계적인 분석이 통할지 모른다.

그건 조여진 나사와 기름칠 된 엔진이 하는 경주니까.




하지만 경마는 다르다.

여기는 '뜨거운 피(Blood)'가 돌고 '심장(Heart)'이 뛰는 곳이다.

저 500kg의 거구는 기계가 아니다.




4개의 다리는 피스톤이 아니라,

수천 개의 근섬유와 힘줄이 얽혀있는 생체 조직이다.

그들은 공포를 느끼고,

흥분하며,

때로는 꾀를 부린다.




여러분이 듣는 그 지축을 울리는 말발굽 소리.

그것은 단순한 소음이 아니다.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가 근육을 폭발시키며 만들어내는

'생명(Life)의 절규'다.




어제까지 날아다니던 말도 오늘 배가 아프면 꼴찌를 하고,

겁쟁이 같던 말도 기수의 손길 한번에
용맹한 장수로 돌변하는 것이 경마다.







3. 이제 '마음'을 읽어라




그래서 우리는 이제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Software)', 즉 말의 심리를 읽어야 한다.

엔진을 분석하듯 하지 말고,

내 친구의 표정을 살피듯 말의 눈과 귀, 꼬리를 봐야 한다.




그 미세한 신호 속에

"나 오늘 미치도록 달리고 싶어"

혹은

"나 오늘 집에 가고 싶어"

라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




우연히 잡은 쥐에 목숨 걸지 마라.

대신 살아 숨 쉬는 저 동물의 '마음'에 투자하라.

그것이 경마를 이기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