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마체학개론 - 제1화 (하)
명마의 조건 2 - 전설 '우주호'와 거장의 선택
지난 (상)편에서 우리는 명마의 조건으로 '정사각형의 균형'과 '유연한 곡선'을 꼽았다.
오늘은 그 이론을 현실에서 완벽하게 증명해 낸 전설적인 말,
‘우주호(암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1. 전설의 증명: 구름 위를 걷는 승차감
기수 시절, 훈련 때 잠시 녀석의 잔등에 올라본 적이 있다. 그때의 느낌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거친 반동이 아니라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부드러운 승차감.
선배 기수들이 "너에게는 절대 채찍을 대지 않겠다"고 맹세했을 만큼,
녀석은 완벽한 신체 밸런스에서 나오는 여유로 기수의 의도를 한발 앞서 읽어내는 영물이었다.
2. 박대흥 조교사도 인정한 '우주호'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얼마 전 마사회에서 '한국 경마 100대 명마'를 선정하는 투표가 있었다. 나는 주저 없이 내 마음속의 명마 '우주호'에 한 표를 던졌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 경마의 살아있는 전설 박대흥 조교사 역시 '우주호'에게 투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박대흥 조교사가 누구인가. 1997년 데뷔 후 2022년 은퇴까지 총 7099전 1014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명장이다.
1000승을 넘긴 조교사가 단 4명뿐인 한국 경마사에서, 그의 안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실 박 조교사는 과거 '우주호'의 주전이었던 정지은 조교사와 젊은 시절 한솥밥을 먹으며,
'안정적인 마방 운영의 정석'이라 불릴 만큼 끈끈한 파트너십을 자랑했던 사이다.
아마도 두 사람이 나누던 대화의 언저리 어디쯤에서, 형님인 정지은 조교사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대흥아, 이 말은 진짜야. 타보면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아."라고.
직접 타본 주전 기수의 증언, 그리고 1000승 명장이 곁에서 지켜본 완벽한 체형.
그들이 수십 년이 지나서도 '최고'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
그것이 바로 완벽한 밸런스와 곡선에서 나오는 명마의 품격이다.
3. 다시 만난 전율 '다함께'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러 예상가가 된 어느 날, 나는 예시장에서 또 한 번 전율을 느꼈다.
바로 '다함께(수말)'를 보았을 때였다. 꽉 찬 정사각형, 끊김 없는 곡선. 우주호의 환영을 보는 듯했다.
나는 주저 없이 팬들에게 그 말을 추천했고, 녀석은 보란 듯이 우승으로 보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