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체학개론 - 제7화 (2)]
[소프트웨어 2] 입과 혀의 비밀 (2)
- 혀를 묶은 이유와 '조시'가 난 말의 행동 -
(1)편에서 말의 입안 구조와 재갈이라는 장비를 이해했다면,
이제는 '실전'이다.
말이 이 장비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3. 혀(Tongue): 혀를 묶는 이유
가끔 예시장에서 혀를 끈으로 묶어 입 밖으로 빼놓은 말들을 볼 수 있다.
초보자들은 "동물 학대 아니냐"며 놀라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건 말과 기수 모두를 위한 '생명줄(안전벨트)'이다.
전 세계 어느 경마장에서나 통용되는 필수 장비다.
• 이유 1 (기도 확보): 말이 극도로 흥분해서 전력 질주를 하다 보면,
혀가 목구멍 뒤로 말려 들어가 기도를 막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산소 공급이 끊겨 질식하거나 퍼져버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묶는다.
• 이유 2 (재갈 회피 방지): 영리하거나 반항적인 말들은 혀를 낼름거려
재갈 위로 넘겨버린다(Tongue over the bit).
혀가 재갈 위를 덮어버리면 재갈이 제 기능을 못 해 '통제 불능' 상태가 된다.
이를 막기 위해 혀를 눌러놓는 것이다.
그러니 혀 묶은 말이 나오면
"아, 이 놈은 힘을 제대로 쓰게 하려고 안전장치를 확실히 했구나"
라고 보면 된다.
4. [행동 분석] 씹느냐, 터느냐, 낚아채느냐
여기가 승부처다.
말이 재갈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오늘 입상 가능성이 보인다.
• 재갈을 터는 말 (Bad): 고개를 하늘로 뻣뻣하게 처들고
입을 쩍 벌리며 재갈을 뱉어내려는 놈.
이건 명백한 거부 의사다.
입안이 아프거나,
"나 오늘 뛰기 싫어!"라고 온몸으로 반항하는 것이다.
이런 말은 직선주로에서 기수가 채찍을 대도 반응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 재갈을 낚아채는 말 (Good - 조시가 난 상태): 우리가 찾아야 할 놈은 바로 이 녀석이다.
가만히 걷다가 갑자기 목을 앞으로 쭉~ 뻗으며
입으로 재갈을 '탁! 탁!' 하고 낚아채는 동작을 반복하는 말.
이건 재갈이 싫어서가 아니다.
"빨리 고삐 놔! 나 달리고 싶어 미치겠어!"라는 투지의 표현이다.
에너지가 끓어넘쳐서 재갈을 가지고 노는 상태,
현장 용어로 '조시(Condition)'가 절정에 달한 말이다.
[결론]
예시장에서 멍하니 걷는 말보다,
목을 아치형으로 말고 재갈을 '잘그락'거리며 앞으로 낚아채는 말을 주목하라.
그 녀석의 입은 이미 우승을 예고하고 있다.